기억 여행
“태종대 가볼까?” 장인의 말씀이 반가웠다. 명절에 부산 처가에 갈 때마다 부모님과 가벼운 나들이를 했다. 금정산성, 통도사, 간절곶, 산복도로, 해운대···. 그러나 십수 년이 훌쩍 넘어버리니 이제 갈 곳이 마땅찮아졌다. 올해는 어딜 가나 아내랑 이야기해 봤지만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. 할 수 없이 이번엔 금정산성, 다음번엔 통도사, 도돌이표를 찍자 하고 내려갔다. 그런데 장인께서 먼저 행선지를 이야기하시니, 고마울 뿐이다. 태종대! 많이 들어봤지만 난 처음이었다. 장인어른, 장모님은 이십 년 만에 왔다, 아니다, 삼십 년 만이다, 이런 말씀을 나누신다. 서울 사람이 남산에 잘 안 가는 것과 비슷한가보다. 추석 연휴라 놀러나온 사람들이 많지만, 다행히 산책로는 붐비지 않았다. 편안한 속도로 걸으면서 동..
2021. 3. 19.